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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강의록/시

시 제 7강 - 반어

by _요한 2021. 7. 9.

안녕하세요, 리나쌤의 5분 국어 영역, 관리자 요한입니다.😁

 

오늘은 유튜브 강의 시 제7강 - 반어의 강의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내용의 영상 강의는, 유튜브 채널 "리나쌤의 5분 국어 영역"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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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반어와 역설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인데요,

그중에서 이 시간에는 반어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반어는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감정을 정반대로 표현해서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표현된 문장은 문법적으로나, 표현에서 잘못된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내용은 반대되는 것을 강조한 것. 이것을 반어라고 하지요.

 


지금 우리는 시에 대해 공부 하고 있지만, 이 반어는 생활 속에서,  

 

비문학에서, 시에서 소설에서 이렇게 아주 많이 사용됩니다.

 


첫째, 실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도록 하지요.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있어요. 나에게 그림을 보여 주면서,

'내가 그렸는데 이 그림 어때?' 이렇게 물어봅니다.

그런데 내가 보니까 좀 시원찮아요.

그런데 이렇게 말합니다. '참 훌륭하다' 이렇게 말해요.

'참 훌륭하다' 아무 잘못이 없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 뜻하는 바는 '시원찮아' 하는 뜻이잖아요?

이것이 반어입니다. 표현된 것과 반대의 것을 강조하는 것이죠.



두 번째. 비문학 - 설명, 논설문에서 반어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어요.

'않겠습니까' 부정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이 내용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라는 강한 긍정이지요.

부정어로 표현되었지만, 강한 긍정을 나타냅니다.

 

이것도 반어가 되지요.

또,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물으면, 의문문이잖아요.

그래서 이럴 때 '반어 의문문' 이렇게 이야기하죠.

 


세 번째, 이제 에서의 반어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첫 번째로 황지우 선생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하는 시가 있어요.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여기에 시 구절을 보면,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경청한다는 것은 주의 깊게 잘 듣는다는 말이지요.

 


자, 영화를 보러 왔어요.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일어나라고 하고 애국가가 막 나와요.

그러면 그 애국가를 경청하게 될까요? 

 

여기에서는 '누가 경청하겠니?'라는 비판적인 표현이고,

 

반대의 뜻이 강조됩니다. 이것도 반어이지요. 

 


자, 그 다음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아니 흘리다' 부정어죠. 

 

그러나 사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겠다는 이 표현은,

'나는 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는 울 것입니다.' 이런 표현이죠.

그래서 여기에도 반어가 쓰여진 것입니다.



세 번째는 우리 친구들이 잘 기억하시면 좋은데요.

황동규 선생의 '즐거운 편지'라는 시입니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일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즐거운 편지>



자, 여기에서 사소하다는 것이 반어적 표현입니다.

보면,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하다.

그것은 일상이고 사소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해가 뜨고 지는 것,

바람이 부는 자연현상은, 인간의 삶과 뗄 수 없습니다. 그것처럼,

그 밑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겠다고 했어요.

이것은 자신의 사랑입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마음속의 소중하고 간절하게 간직한 자신의 사랑이죠.

이와 같이 사소하다는 것은, 

 

실제로는 아주 소중하고 간절한 이런 뜻으로 쓰여 있어서, 반어적으로 표현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시의 주제는 간절하고 영원한 사랑의 고백이지요.

사소하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보지 않으면 의미를 풀 수 없습니다.

 


자, 그 다음 네 번째로 기형도 선생의 '안개'라는 시가 있어요.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처음 와 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군단(軍團)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 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 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 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 동안
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
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고
멀리 송전탑이 희미한 동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흘러 다닌다
 
가끔씩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이면
방죽 위로 걸어가는 얼굴들은 모두 낯설다. 서로를 경계하며
바쁘게 지나가고, 맑고 쓸쓸한 아침들은 그러나
아주 드물다. 이곳은 안개의 성역(聖域)이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 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 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醉客) 하나가 얼어 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 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銃身)을 겨눈다. 상처 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을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3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기형도, <안개>

 

1960년대부터 시작한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힘들게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아주 힘이 많이 들었죠.

이 시에 보면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이렇게 되어 있어요.

여공은 여성근로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얼굴이 희고 아름답다라고 하지만, 사실은 희고 창백하다.

이렇게 아주 고통스러운, 아주 창백한 얼굴이죠.

그래서 반어적 표현입니다.

 

자, 이렇게 시에서 반어적인 표현이 사용되었어요.

 


네 번째로는 소설을 살펴봅니다. 소설은 잘 알려진 반어적 제목이 있습니다.

하나는 현진건 선생의 '운수 좋은 날'이고요,

하나는 채만식 선생의 '태평천하'이죠. 

 


'운수 좋은 날'은, 실제로 운수 좋은 날입니다.

인력거꾼은 다른 날과 달리 돈을 많이 벌게 되지요.

그러는 바람에 귀가가 늦어지게 되고,

결국은 아내는 혼자 죽음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운수 좋은 날이지만, 사실은 참혹한 날이었죠.

 


태평천하는 채만식 선생의 소설인데,

이 글 속의 할아버지는, 일제시대를 태평천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논리로는 맞아요.

'산적이나 자기재산을 빼앗아 가려는 놈들로부터 든든히 지켜준다.' 이렇게 말하죠.

그러나, 실제로 시대적으로 보았을 때, 일제 시대에는 태평 천하가 아닌

아주 불운하고 어려운 시대인 것이죠.

이것도 역시 반어적 제목입니다.

 

 

자, 이와 같이,


반어는 말하고자 하는 의도나 감정을 정반대로 표현해서 강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꼭 기억하세요!😊😊